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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이야기/좋은글감상

- 글레이저즈펠트(von Glasersfeld)의 의미의 구성에 관한 글에서


우리의 언어적 성장과정은 상호 양립성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상호 양립성은 상호작용을 하는 두 주체가 모종의 고정되고 완성된 의미를 주고받거나 공유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체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자신의 경험에 부합하는 보다 적절한 의미를 찾으려는 점진적인 조절과정을 통하여 성립하는 것이다. 어린이가 새로운 단어를 배워가는 것을 지켜본 사람이라면,그가 처음 새로운 단어에 부여하는 의미는 성인의 의도와는 다소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자신이 기대하는 반응을 얻기 위해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통하여 의미를 조정해 나아간다. 이와 같은 단어의 의미 조정과정은 아동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그 단어를 성공적으로 사용한 후에도 자신이 부여한 단어의 의미와 다른 사람이 가진 의미가 서로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많은 경우,이런 문제는 사전(辭典)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생각은 오히려 단어의 의미라는 것이 개인의 어법에 좌우되지 않는 고정된 실체라는 잘못된 생각을 부추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단어의 의미를 습득하게 되는 방법을 생각해보면,그것이 환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전에서는 한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하여 다른 언어로 이루어진 정의와 사례를 활용하며, 그 정의와 사례들을 해석할 수 있을 때에야 의미습득이 가능하다.